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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고 리뷰 (저주의 기원, 오컬트 설정, 시즌2 전망)

by 절민 2026. 7. 13.

저주가 부적이나 흉가에 깃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만약 그 저주가 지금 이 순간 여러분 손 안에 있는 스마트폰 앱에 실려 온다면 어떨까요? 저는 넷플릭스에 기리고가 올라오자마자 정주행을 시작했고, 1화부터 8화까지 한 번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오래된 무속 신앙과 디지털 시대가 이렇게 자연스럽게 맞닿을 수 있다는 사실이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저주의 기원 — 앱 하나에 쌓인 한(恨)의 무게

기리고라는 앱이 그냥 공포 소재로 등장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보면서 이 드라마의 핵심이 저주 그 자체보다 저주가 탄생한 맥락에 있다고 느꼈습니다.

드라마 속 앱의 탄생은 무당의 딸 권시원과 그녀의 친구 도혜령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시원은 자신의 어머니를 혐오했고, 그 혐오가 코딩 동아리 프로젝트와 뒤엉키며 기리고 앱의 씨앗이 됩니다. 그리고 그 앱에 진짜 저주를 심은 건 혜령이었죠. 혜령은 덜미 인형을 활용해 복수의 저주를 완성합니다. 여기서 덜미 인형이란 한국 무속에서 사용되는 주술 도구로, 명주실과 대상자의 머리카락, 이름 등을 묶어 만든 인형을 통해 대상의 행동을 조종할 수 있다고 전해지는 물건입니다.

한국 귀신 이야기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해원(解冤), 즉 억울하게 쌓인 원한을 풀어줘야만 저주가 끝난다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해원이란 억울함과 분노로 응어리진 혼을 달래 저주의 고리를 끊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기리고는 이 구조를 그대로 가져옵니다. 혜령의 한이 앱 안에 봉인되고, 그 한이 풀리지 않는 한 저주는 계속 순환합니다.

재미있는 건 시원이 죽기 직전 기리고 앱에 마지막 소원을 빌었다는 점입니다. 혜령의 저주가 영원히 반복되기를 바라는 소원이었죠. 즉, 이 드라마의 저주는 단순한 복수극이 아닙니다. 두 사람의 원한이 서로를 붙잡고 끝없이 맞물리는 구조입니다. 저는 이 설정을 보면서 곡성이나 파묘에서 느꼈던 그 묵직한 감각이 떠올랐고, 비슷한 장르적 쾌감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 덜미 인형: 무속 주술 도구로, 대상의 신체를 조종하는 데 쓰이는 설정
  • 해원 구조: 억울한 혼의 원한을 풀어야 저주가 종결되는 한국 무속의 핵심 논리
  • 매흉(埋凶): 저주가 깃든 물건으로, 이를 파괴해야만 저주가 완전히 해제됨
  • 기리고 앱의 규칙: 소원을 빌면 24시간 안에 이루어지지만, 타이머가 0이 되는 순간 죽음이 찾아옴
요약: 기리고의 저주는 단순한 공포 장치가 아니라, 한국 무속의 해원 구조와 디지털 앱이 결합된 촘촘한 설정 위에 서 있습니다.

 

오컬트 설정 — 신인 배우들이 살린 장르의 온도

이 드라마가 수작인 이유를 배우들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저는 그 말에 적극 동의하는 편입니다. 대부분의 주요 캐릭터를 신인 배우들로 채웠는데, 공포 장르에서 낯선 얼굴이 주는 현실감은 생각보다 강합니다. 익숙한 얼굴이 나오면 배우 자체가 먼저 보이기 마련인데, 기리고는 그 장벽이 없었습니다.

특히 형욱 역의 이효제 배우는 제가 1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이름을 기억하게 만든 배우입니다. 장난기 많고 에너지 넘치는 캐릭터였지만, 동시에 저주의 첫 번째 희생자가 되는 인물이기도 했죠. 짧은 분량 안에서 천진함과 비극성을 동시에 소화한 연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단순히 '첫 희생자'로 소비되는 게 아니라, 그의 죽음이 이 드라마의 방향 자체를 열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강미나 배우가 연기한 나리는 제 기준에서 이번 작품의 인생 캐릭터입니다. 과거 작품에서 아쉬운 연기를 보여줬다고 기억하는 분들도 많은데, 기리고에서의 나리는 불안과 자기기만, 끝내 뉘우치지 못하는 인물의 균열을 잘 담아냈습니다. 저주의 공간에서 세아와 마지막으로 대면하는 장면은 이 드라마에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였습니다.

오컬트(occult)란 초자연적이거나 신비로운 힘을 다루는 장르를 일컫는데, 한국 미디어에서는 무속 신앙과 결합된 형태로 자주 등장합니다. 기리고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학원물이라는 익숙한 배경 위에 오컬트를 얹었습니다. 무당 햇살과 그녀의 남편 방울이 합류하는 시점부터 드라마는 자연스럽게 장르를 확장하는데, 이 전환이 이질감 없이 작동한 것은 배우들이 각자의 온도를 잘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국내 오컬트 드라마 장르에 대한 학술적 분석은 출처: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에서 관련 논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무당 햇살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조금 부족했던 점은 아쉬웠습니다. 왜 집 밖을 나가지 못하는지, 그 힘의 원리가 무엇인지 드라마 안에서 충분히 풀리지 않았거든요. 이 부분을 좀 더 파줬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요약: 신인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와 오컬트·학원물의 자연스러운 장르 융합이 기리고를 단순한 공포물 이상으로 만든 핵심 요소입니다.

 

시즌2 전망 — 디지털 저주는 삭제되지 않는다

기리고가 망작일 것이라고 예상하는 분들도 있었는데, 저는 실제로 봐보니 장르 실험으로서의 완성도가 기대 이상이었다고 느꼈습니다. 이 드라마의 가장 영리한 설정은 저주의 그릇이 스마트폰 앱이라는 점입니다. 부적은 태울 수 있고, 흉가는 폐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앱은 링크 하나만 있으면 다시 퍼집니다. 백업이 존재하는 한 데이터는 사라지지 않죠.

쿠키 영상에서 민수가 나리의 휴대폰을 주워 기리고 앱을 실행하는 장면은 전형적인 OTT식 시즌2 복선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저도 그 분석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복선 자체가 드라마의 주제를 가장 잘 압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상업적 장치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저주의 공간에 남은 나리가 민수를 매개로 복수를 이어가려 한다는 구도는 이 드라마가 말하려는 것과 정확히 맞닿아 있습니다. 악의는 삭제되지 않고, 새로운 사용자를 찾아 재접속한다는 것이죠.

드라마 방영 이후 실제로 기리고라는 이름의 앱이 등장해 많은 사람들이 다운로드받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드라마가 현실 속 반응을 끌어낸 셈인데, 이 현상 자체가 기리고라는 작품의 설정이 얼마나 현실과 밀착해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실제 착신아리와의 유사성을 언급하는 시각도 있는데, 저도 보는 내내 그 연상이 들었습니다. 다만 착신아리가 피처폰 시대의 공포를 다뤘다면, 기리고는 스마트폰 시대의 샤머니즘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방향을 잡았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습니다.

후반부 전개가 다소 설명 과부하처럼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초반의 단순하고 강력한 규칙이 중반 이후로 가면서 무속 원리 설명과 저주의 메커니즘을 풀어내야 하는 부담을 함께 지게 되었거든요. 중간에 삽입된 개그 씬이 몰입을 끊는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공포에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에겐 숨 쉴 공간이지만, 집중해서 보던 입장에서는 리듬이 한 번씩 깨지는 게 아쉬웠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의 장르 확장 동향에 관한 자료는 출처: 영화진흥위원회(KOFIC)에서 관련 보고서를 통해 살펴볼 수 있습니다.

요약: 디지털 저주라는 설정은 삭제되지 않는 악의의 속성을 정확히 표현하며, 시즌2에서 더 확장될 가능성이 충분한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기리고 드라마 청소년관람불가인가요? 얼마나 고어한가요?

A.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작품입니다. 고어한 연출이 등장하는데, 특정 장면은 꽤 수위가 있고 나머지 장면은 그 정도는 아닙니다. 공포 장르에 익숙하신 분들은 크게 불편하지 않을 수준이지만, 자극적인 연출에 민감하신 분들은 참고하시는 게 좋습니다.

 

Q. 귀신 영화를 잘 못 보는데 기리고도 무서울까요?

A. 공포보다는 미스터리와 청춘 드라마의 비중이 더 크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도 그 의견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무서운 장면이 아예 없지는 않지만, 전반적으로 저주의 원리를 추적하는 추리물 감각이 강합니다. 귀신 영화를 잘 못 보시더라도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작품입니다.

 

Q. 기리고 시즌2는 나오나요?

A. 아직 공식 발표는 없습니다. 다만 쿠키 영상에서 기리고 앱이 다시 실행되는 장면으로 마무리되는 만큼, 시즌2를 염두에 둔 열린 결말이라는 시각이 많습니다. 흥행 성적과 시청자 반응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Q. 기리고 결말에서 나리는 어떻게 됐나요?

A. 나리는 저주의 공간에서 세아와 싸운 뒤 끝내 빠져나오지 못하고 그 안에 머물게 됩니다. 자신의 잘못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은 캐릭터였던 만큼, 이 결말이 나리다운 결말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쿠키 영상에서는 그 나리가 민수를 통해 다시 저주를 이어가려는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결론

별점 5점 만점에 4점, 다시 보기 지수로는 재관람이라고 정리하고 싶습니다. 아쉬운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후반부의 속도감 저하, 일부 캐릭터 설명 부족, 군데군데 삽입된 개그 씬이 몰입을 끊는 느낌이 그것입니다. 그럼에도 재관람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이 작품이 가진 설정의 잠재력 때문입니다.

스마트폰 시대의 샤머니즘이라는 방향은 아직 누구도 제대로 파지 않은 영역입니다. 기리고는 그 실험의 첫 번째 시도로서 충분히 합격점을 받을 만합니다. 오컬트라는 장르가 귀한 한국 미디어 시장에서 이 정도 완성도라면, 이 장르의 팬이라면 바로 보러 가셔도 됩니다. 공포는 더 이상 폐교나 부적 속에만 있지 않습니다. 알림처럼 도착하고, 카운트다운처럼 흘러갑니다.

참고: https://youtu.be/nFZST3zgmZg?si=BRCHpxxhk5tEtL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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