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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오브 피스 (덱빌딩, 로그라이트, 얼리액세스)

by 절민 2026. 7. 24.

스팀 인디 게임 목록을 훑다가 어두컴컴한 고딕 아트워크에 눈이 멈춘 적 있으신가요? 저도 그랬습니다. 마스터 오브 피스는 체스말처럼 용병을 배치해 적과 우두머리를 차례로 처치하며 나아가는 로그라이트 덱 빌딩 게임으로, 국산 인디 스튜디오가 개발해 현재 얼리 액세스로 출시된 작품입니다. 가볍게 한 판 돌려볼 생각으로 시작했다가 어느새 두 시간이 훌쩍 넘어 있었습니다.

 



덱 빌딩과 오토 배틀, 두 장르가 만나면 어떤 게임이 될까

마스터 오브 피스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라면 "슬레이 더 스파이어의 덱 빌딩에 오토 배틀(Auto Battle)을 결합한 게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여기서 오토 배틀이란 플레이어가 유닛을 배치하면 이후 전투가 자동으로 진행되는 방식을 뜻하는데, 흔히 리그 오브 레전드의 TFT나 체스 장르에서 볼 수 있는 구조입니다. 피지컬, 즉 손 빠르기가 전혀 필요 없는 순수 두뇌 싸움이라는 점이 저한테는 결정적인 매력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플레이해보니, 뱀서류 로그라이크처럼 한 판 호흡이 지나치게 길어 중간에 지쳐버리는 문제가 마스터 오브 피스에는 거의 없었습니다. 전투가 자동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반응 속도가 느린 분도, 복잡한 조작이 부담스러운 분도 편하게 집중할 수 있습니다. 덱 압축(Deck Thinning)—덱에서 불필요한 카드를 제거해 핵심 카드가 더 자주 나오도록 하는 기법—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같은 용병이라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굴러가는 것이 신선했습니다.

콘텐츠 규모도 얼리 액세스치고 상당합니다. 현재 4개 지역이 전부 개방되어 있고, 100종 이상의 용병과 30종 이상의 유물, 8명의 보스가 등장합니다. 원정대장도 2명 중 선택할 수 있어 시작부터 플레이 스타일이 갈립니다. 길드 시스템을 통해 용병대의 초기 세팅과 원정대장의 능력을 전략적으로 구성할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띄었는데, 매 판마다 완전히 다른 컨셉으로 출발할 수 있어 다회차 플레이 동기가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새로 도입된 '전기지' 시스템도 인상적입니다. 단순한 갈림길 선택을 넘어, 필드 형태의 전기지에서 지휘군막이나 병영 막사 같은 건물을 직접 건설해 경로 이동 효과나 용병 강화 같은 전략적 이점을 쌓아갈 수 있습니다. 한 번 패배하더라도 그 경험이 다음 도전의 자산으로 연결되는 로그라이트 루프(Roguelite Loop)—패배를 반복하면서 점진적으로 캐릭터나 환경이 강화되는 순환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용병 강화 경로: 주점 소문 부여, 훈련소 스탯 강화, 이벤트 카드, 특성 상점 등 다양한 루트 존재
  • 덱 압축 시스템: 특정 용병을 희생시켜 특성을 다른 유닛에 이전, 덱 효율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리는 전술 가능
  • 원정대장 고유 능력: 대장 선택에 따라 초반 전략 방향이 완전히 달라져 다회차 가치 상승
  • 전기지 건설: 건물을 세워 경로·용병 강화 등 원정 전체에 지속 효과 부여
요약: 덱 빌딩과 오토 배틀의 결합으로 피지컬 부담 없이 순수 전략에 집중할 수 있으며, 길드·전기지·덱 압축 시스템이 다회차 플레이 가치를 확실히 높입니다.
 



잘 만든 게임인 건 알겠는데, 그래서 재미는 있나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시스템을 파면 팔수록 전략적 깊이가 있는데, 플레이하는 내내 무언가 허전한 느낌이 계속 남았습니다. 그 정체를 곱씹어보니 타격감 문제였습니다. 타격감(Hit Feedback)이란 공격이 적중했을 때 시각·청각적으로 전달되는 반응의 강도를 말하는데, 1의 피해를 입히든 10의 피해를 입히든 화면에서 벌어지는 연출이 거의 동일합니다. 하스스톤처럼 강한 공격이 꽂힐 때 지축이 흔들리는 연출이 없으니, 덱을 완성하고 사기 조합을 완성한 순간의 쾌감이 생각보다 훨씬 덜합니다. 로그라이트 게임 특유의 "드디어 터졌다"는 순간이 약하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난이도 곡선(Difficulty Curve)—게임 진행에 따라 도전 강도가 변화하는 흐름—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보스전을 제외한 일반 구간은 난이도가 낮아 적의 위협보다는 덱을 시험하고 보상을 챙기는 퍼즐에 가깝게 느껴집니다. 진짜 긴장감 있는 전투를 경험하려면 최소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은 플레이해야 한다는 점이 첫 인상을 가볍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초반부터 난이도를 세분화해 플레이어 성향에 맞게 몰입 강도를 선택할 수 있다면 훨씬 나을 것 같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럼에도 아트워크 하나만큼은 확실히 눈을 사로잡습니다. 어두운 고딕 감성에 각진 실루엣이 주는 인상이 게임의 분위기와 정확히 맞아떨어집니다. 소위 "다키스트 던전" 스타일로 불리는 이 미술 컨셉이 주는 몰입감은 실제로 해보지 않으면 느끼기 어렵습니다. 아트 스타일이 취향에 맞는 분이라면 그것만으로도 플레이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개발사의 태도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얼리 액세스 게임이라고 하면 반쯤 방치되는 경우가 허다한데, 마스터 오브 피스는 거의 매달 주요 업데이트가 진행되고 버그 수정과 콘텐츠 추가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UI도 대폭 개선되어 전투 로그 가독성이 확보되었고, 도감 시스템을 통해 용병·적·유물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유저 피드백을 이렇게 빠르게 흡수하는 개발사는 흔치 않습니다. 스팀 커뮤니티에서도 꾸준한 소통이 확인되며(출처: Steam 마스터 오브 피스 페이지), 한국 인디 게임 개발 생태계를 소개하는 한국콘텐츠진흥원 자료에서도 이처럼 유저 반응을 적극 수용하는 국산 인디 스튜디오의 성장이 언급된 바 있습니다(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정리하면, 마스터 오브 피스는 "잘 만든 게임"과 "재미있는 게임" 사이 어딘가에 있습니다. 시스템 완성도는 높지만 타격감과 초반 난이도 곡선이 아쉽고, 그 간극을 메울 업데이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보다 나중이 더 기대되는 게임입니다.

요약: 전략 시스템은 탄탄하지만 타격감 부재와 완만한 초반 난이도 곡선이 아쉬우며, 활발한 업데이트로 꾸준히 발전 중인 국산 인디 게임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마스터 오브 피스, 슬레이 더 스파이어랑 어떻게 다른가요?

A. 슬레이 더 스파이어는 카드로 직접 액션을 선택하는 방식이지만, 마스터 오브 피스는 용병을 배치한 뒤 전투가 자동으로 진행되는 오토 배틀 구조입니다. 덱 빌딩이라는 큰 틀은 같지만, 전투 중 플레이어의 개입이 거의 없다는 점이 결정적인 차이입니다. 피지컬보다 배치와 조합 고민에 집중하고 싶은 분께 더 잘 맞을 수 있습니다.

 

Q. 얼리 액세스인데 지금 사도 괜찮을 만큼 완성도가 있나요?

A. 4개 지역 전체 개방에 100종 이상의 용병, 8명의 보스까지 갖추고 있어 얼리 액세스라는 느낌이 잘 들지 않을 정도입니다. 거의 매달 업데이트가 진행되고 있어 구매 후에도 콘텐츠가 계속 추가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정식 출시 전 세일 타이밍에 미리 구매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Q. 게임 난이도가 어렵지 않나요? 입문자도 즐길 수 있나요?

A. 일반 구간은 난이도가 낮은 편이라 처음 접하는 분도 부담 없이 진입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보스전은 확실히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얼리 액세스에서 전략적 운용 방식까지 상세히 교육하는 튜토리얼이 새로 도입되어 게임의 핵심 메커니즘을 빠르게 익힐 수 있게 되었습니다.

 

Q. 한 판 플레이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요?

A. 엔딩까지 보려면 대략 2시간 내외가 소요됩니다. 초반 일반 구간이 꽤 순탄하게 진행되다가 보스전에서 긴장감이 집중되는 구조입니다. 짧게 끊어서 하기보다는 한 번 앉으면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서 플레이하는 게 더 몰입하기 좋습니다.

 

결론

마스터 오브 피스는 분명 잘 만든 게임입니다. 덱 빌딩과 오토 배틀이라는 두 장르의 교집합을 깔끔하게 구현했고, 아트워크와 시스템 완성도는 얼리 액세스 수준을 훌쩍 넘습니다. 다만 타격감 부재와 초반 난이도 곡선이라는 두 가지 과제가 남아 있어,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단언하기엔 아직 한 발짝 부족한 느낌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지금 구매를 망설이고 있는 분께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업데이트 속도와 개발사의 태도를 보면 이 게임이 어디로 향하는지 방향이 보입니다. 정식 출시 전 세일 때 미리 진입해 성장 과정을 함께 지켜보는 것, 꽤 괜찮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youtu.be/DSk4VpnbEDs?si=vqt40aCgUGO1cttu

https://youtu.be/aOV8N1dN6TQ?si=FCPPVEf6xTtUw35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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