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이 추억 팔이에만 기댄다면 과연 새 팬을 만들 수 있을까요? 저도 솔직히 그 의문을 품은 채 결제 버튼을 눌렀습니다. 프린세스 메이커: 예언의 아이들은 국내 스타트업 디자드가 요나고 가이낙스로부터 라이선스를 취득해 개발을 시작한 시리즈 최신작으로, 프린세스 메이커 Q 이후 24년 만에 등장한 외전 타이틀입니다. 현재 스팀 얼리 액세스 상태이며 정식 출시 일정은 아직 미정입니다.

개발사와 출시 과정, 알고 보면 더 복잡했습니다
2024년 1월, 한국 게임 스타트업 디자드는 아카이 타카미가 대표로 있는 요나고 가이낙스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개발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주인공 카렌은 원래 폐기된 프린세스 메이커 4에 등장할 예정이었던 캐릭터로, 팬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환상의 캐릭터"로 불려온 인물입니다. 그 캐릭터를 24년 만에 정식으로 꺼내 들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당시 커뮤니티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2024년 5월부터 7월까지 진행된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에서는 후원자 4,837명이 모였고 목표 금액의 351%를 달성했습니다. 여기서 크라우드 펀딩이란 제품 출시 전 소비자들이 직접 개발비를 선투자하는 방식으로, 수요를 미리 검증하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이 수치는 시리즈에 대한 팬층의 기대가 단순한 향수 이상임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이야기가 복잡해집니다. 제가 직접 지켜봤는데, 얼리 액세스 초기 버전은 솔직히 데모 수준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육성 가능한 연령대도 극히 짧았고, 무사수행 지역도 단 한 곳뿐이었으며 컷신조차 미완성 상태였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키워도 엔딩은 백수로 귀결되는 상황이었으니, 아무리 얼리 액세스라 해도 당혹스러운 건 사실이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개발사 디자드가 경영 위기에 빠지면서 업데이트가 장기간 중단됐습니다. 게임의 정식 출시 자체가 물건너가는 것 아닌지 걱정이 컸던 것도 사실입니다. 다행히 2025년 12월 기어세컨드와의 이관 계약이 성사되면서 개발이 재개됐고, 2026년 6월 말 대규모 콘텐츠 업데이트를 거쳐 현재는 버전 0.9.8까지 진행된 상태입니다. 아직 공식적으로는 얼리 액세스를 유지하고 있습니다(출처: Steam 상점 페이지).
한 가지 짚어두고 싶은 건 이 게임을 프메 6로 부르는 경우가 꽤 있다는 점입니다. 아카이 타카미 본인이 "정식 넘버링 작품은 직접 만들고 싶다"고 밝힌 만큼, 예언의 아이들은 넘버링 외전작으로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프메 6라는 명칭은 잘못된 표현으로 볼 수 있습니다.
- 2024년 1월 디자드-요나고 가이낙스 라이선스 계약 체결
-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 351% 달성, 후원자 4,837명
- 개발사 디자드 경영 위기 → 기어세컨드로 이관
- 2026년 6~7월 대규모 업데이트(현재 v0.9.8), 여전히 얼리 액세스
- 정식 넘버링(프메 6) 아님, 외전 타이틀로 분류

게임성과 구매 추천, 직접 해보니 이랬습니다
예언의 아이들은 프린세스 메이커 시리즈 중 팬들 사이에서 최고작으로 꼽히는 프린세스 메이커 2를 기반으로 설계됐습니다. 여기서 프린세스 메이커 2 기반이란 단순히 분위기를 참조한 수준이 아니라, 육성 시뮬레이션의 핵심 구조인 시간표 관리 방식, 그리고 전투 RPG 요소가 결합된 무사수행 시스템까지 그대로 계승했다는 뜻입니다. 무사수행이란 주인공이 마을 밖으로 나가 몬스터와 실시간으로 전투하며 전투 스탯과 아이템을 수급하는 프메 특유의 시스템으로, 단순 스탯 관리에 그치는 다른 육성 게임과 구분되는 핵심 요소입니다.
제가 직접 플레이해봤는데, 인터페이스부터 체감이 달랐습니다. 리제네레이션이 구식 화면 비율에 상태창만 붙여둔 수준에 머물렀다면, 예언의 아이들은 모든 아이콘과 UI를 새로 디자인하면서도 기존 팬이라면 바로 익숙하게 느낄 수 있는 배치를 유지했습니다. 교육이나 아르바이트 화면도 미니 창 형태가 아니라 전용 화면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스케일 자체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전작에 없었던 요소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친구 시스템이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성장하는 친구 캐릭터들이 등장해 플레이어와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구조인데, 이 덕분에 주인공 카렌에 대한 애착이 자연스럽게 형성됩니다. 저도 이 부분에서 예상 밖으로 감정 이입이 됐습니다.
멀티 엔딩 해금 시스템도 눈에 띕니다. 엔딩을 볼 때마다 그 엔딩에 연계된 패시브 능력치가 해금되는 방식인데, 예를 들어 탐험에 소모되는 기력이 감소하는 식입니다. 이렇게 되면 회차를 거듭할수록 플레이 가능한 전략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에, 취향에 맞는 분이라면 단순히 엔딩 하나 보고 끝내는 게임이 아닌 장기 플레이 타이틀로 즐길 수 있습니다. 게임패드 지원도 꽤 잘 돼 있어서 소파에 앉아 편하게 플레이했습니다.
가격은 39,000원입니다. 비싸다고 느끼는 분들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다만 제 경험상 1회차에 6시간 가까이 쉬지 않고 달린 것을 감안하면, 단순 시간당 단가로 따졌을 때 결코 아깝지 않은 금액이었습니다. 가격에 부담을 느끼신다면 정식 출시 이후 스팀 세일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스팀 얼리 액세스란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판매하며 유저 피드백을 받는 방식으로, 구매 전 현재 버전의 완성도를 확인하고 결정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출처: Steam 얼리 액세스 안내 페이지).
한편 완전히 만족스럽냐고 묻는다면, 조금 여지를 남겨두고 싶습니다. 무사수행 지역의 수나 전투 시스템의 깊이는 아직 정식 출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보입니다. 엔딩의 종류도 더 다양해진다면 반복 플레이의 동기가 훨씬 강해질 것입니다. 그 부분만 보완된다면 정말 완성도 높은 타이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프린세스 메이커 예언의 아이들이 프메 6인가요?
A. 공식적으로는 프메 6가 아닙니다. 아카이 타카미 본인이 정식 넘버링 작품은 직접 개발하고 싶다고 밝혔으며, 예언의 아이들은 외전 타이틀로 분류됩니다. 다만 일부 커뮤니티에서 프메 6로 부르는 경우가 있어 혼란이 생기는 것으로 보입니다.
Q. 얼리 액세스 상태인데 지금 사도 괜찮을까요?
A. v0.9.8 기준으로 핵심 육성 시뮬레이션 시스템과 무사수행 기능이 대부분 작동하는 상태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다만 아직 정식 출시가 아니므로 완성도에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가격이 부담된다면 정식 출시 후 세일을 기다리는 쪽도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입니다.
Q. 프린세스 메이커 시리즈를 처음 해보는 사람도 재밌게 할 수 있나요?
A. 육성 시뮬레이션 장르가 처음인 분들도 적응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기존 프메2를 경험한 분이라면 훨씬 더 큰 재미를 느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작인 리제네레이션보다 UI가 직관적으로 개선돼 접근성은 올라간 편입니다.
Q. 개발사가 중간에 바뀐 게임인데 믿을 수 있나요?
A. 디자드에서 기어세컨드로 이관된 것은 사실이며, 초기에 업데이트가 장기간 멈췄던 것도 맞습니다. 이관 이후 꾸준히 버전 업데이트가 이어지고 있어 개발이 정상화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다만 정식 출시 일정이 아직 공표되지 않은 만큼, 지켜보며 판단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결론
육성 시뮬레이션 장르에 오래 흥미를 잃고 있었던 저로서는, 이번 예언의 아이들이 꽤 오랜만에 "한 번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킨 게임이었습니다. 개발사 교체라는 리스크, 얼리 액세스의 불완전함, 아직 남은 콘텐츠 공백까지 감안하더라도, 지금 이 시점의 완성도는 충분히 플레이할 만한 수준에 도달해 있다고 판단합니다.
어릴 때 프린세스 메이커 2를 즐겼던 분이라면 리파인이나 리제네레이션을 거칠 것 없이 바로 예언의 아이들로 진입하는 편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처음 접하시는 분이라면 정식 출시 시점에 세일을 노려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