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16 알리타 배틀 엔젤 (원작 총몽, 영상미, 후속작) 원작 만화를 먼저 읽고 영화관에 가는 건 양날의 검입니다. 기대가 두 배인 만큼 실망도 두 배가 될 수 있거든요. 저도 일본 SF 만화 '총몽'을 워낙 재미있게 읽어서 개봉일에 바로 달려갔는데, 사실 공각기동대 실사화 때 한 번 크게 데인 기억이 있어서 반신반의하며 앉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알리타는 그 걱정을 절반쯤은 날려줬습니다. 원작 총몽과 실사화, 직접 비교해 보니일반적으로 원작이 있는 영화는 "원작 팬은 실망한다"는 공식이 있습니다. 저도 그 공식을 믿었던 사람 중 하나였는데, 알리타는 제 경험상 이 공식의 예외에 꽤 가까운 편이었습니다.원작 '총몽(銃夢)'은 키시로 유키토 작가가 1990년부터 1995년까지 슈에이샤 비즈니스 점프에서 연재한 SF 만화로, 총 9권으로 완결된 작품입니다. 여.. 2026. 7. 12. 영화 유전 (오컬트, 구조분석, 가족공포) 공포영화 좀 본다는 분들 사이에서 유독 자주 언급되는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2018년에 개봉한 아리 에스터 감독의 데뷔작 입니다. 저는 2025년이 되어서야 처음 봤는데, 다 보고 나서 멍하니 화면을 바라본 채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단순한 귀신 영화가 아닌, 보고 나서야 비로소 퍼즐이 맞춰지는 영화였거든요. 오컬트 장르의 정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작된 이야기혹시 공포영화를 찾을 때 "그냥 점프스케어 말고, 진짜 무서운 거"를 검색해본 적 있으신가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렇게 고르고 고른 끝에 을 틀었고, 이게 오컬트(Occult) 장르라는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 오컬트란 '비의(秘儀)', 즉 비밀스러운 의례를 뜻하는 말로, 악마나 초자연적 존재의 숭배 의식을 중심에 놓는 공포 영화의 하위 장.. 2026. 7. 12. 사바하 리뷰 (오컬트, 믿음, 반전) 공포 영화를 기대하고 들어갔다가 종교 철학 강의를 듣고 나온 적 있으신가요? 저는 있습니다. 바로 사바하를 보고 나서였습니다. 검은사제들을 만든 장재현 감독의 신작이라는 말에, 예고편의 섬뜩한 분위기에 속아서 공포 영화인 줄 알고 앉았다가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를 마주했습니다. 이 글은 그 경험을 바탕으로 사바하가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 그리고 어디서 아쉬움이 남는지를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오컬트 영화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믿음에 관한 이야기였다영화관 좌석에 앉을 때만 해도 저는 박 목사가 십자가를 들고 악령과 싸우고, 사천왕과 오컬트 히어로들이 격투를 벌이는 장면을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영화는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첫 장면부터 범상치 않았고, 분위기는 무겁고 진지했으며, 중반을 넘어.. 2026. 7. 11. 슈퍼걸 (캐릭터, 액션, 빌런) 슈퍼히어로 영화에서 주인공이 강할수록 영화도 강해진다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그렇게 믿었습니다. 그런데 2025년 개봉한 DCU의 두 번째 스크린 영화 '슈퍼걸'을 보고 나서 그 믿음이 조금 흔들렸습니다. 1984년 이후 42년 만에 나온 슈퍼걸 실사 솔로 영화, 기대가 컸던 만큼 몇 가지 짚어볼 게 생겼습니다. 캐릭터 — 밀리 올콕, 의외의 적중사실 캐스팅 발표가 났을 때 저도 반신반의했습니다. 기존 슈퍼걸의 이미지는 금발에 건강미 넘치는 전형적인 미인형이었고, 밀리 올콕은 그 틀과는 거리가 있었으니까요. 실제로 캐스팅을 두고 팬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렸던 것도 사실입니다.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이번 카라 조엘은 과거의 트라우마를 잊기 위해 스스로 붉은 .. 2026. 7. 11. 탑건 매버릭 리뷰 (전투기 비행, 속편 완성도, 톰 크루즈) 솔직히 저는 탑건 원작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습니다. 남편의 권유로 반신반의하며 극장에 따라갔는데, 아이맥스 상영관 불이 꺼지는 순간부터 두 시간 내내 심장이 쉴 틈이 없었습니다. 시리즈를 전혀 몰라도 이 영화가 왜 난리인지 체감할 수 있었고, 동시에 원작 팬들이 느꼈을 감정은 저보다 훨씬 컸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전투기 비행 장면, 이게 영화가 맞나 싶었습니다제가 직접 아이맥스로 봤는데, 조종석 시점으로 찍힌 장면들이 나올 때마다 등받이에서 등이 떨어질 뻔했습니다. 마치 관객석이 그냥 전투기 뒷자리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단순히 화면이 크다는 게 아니라, 기체가 급선회할 때 실제로 몸이 기우는 듯한 감각이 있었습니다.이 영화에서 핵심으로 꼽히는 장면 중 하나가 바로 저고도 침투 시퀀스입니다.. 2026. 7. 10. 데드풀과 울버린 (팬서비스, 카메오, 완성도)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데드풀과 울버린 시리즈를 워낙 좋아해서 극장에서 바로 보려 했는데, 관객 평점이 생각보다 낮게 나오는 걸 보고 결국 넷플릭스로 집에서 봤습니다. 로튼 토마토 79%, 메타크리틱 54점. 전작인 데드풀 1편(85%), 2편(84%)과 비교하면 확실히 한 단계 내려온 수치입니다. 과연 "마블 지저스"를 자처한 이 영화, 기대만큼이었을까요. 팬서비스로 가득 찬 크로스오버 쇼일반적으로 마블 영화라 하면 탄탄한 내러티브와 캐릭터 성장을 기대하게 됩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봐보니, 이 영화는 그쪽보다는 완전히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쉽게 말해, 두 인기 캐릭터의 크로스오버 이벤트 쇼에 훨씬 가깝습니다.크로스오버(Crossover)란 원래 서로 다른 세계관이나 프랜차이즈의 .. 2026. 7. 10. 이전 1 2 3 다음